자원식물학

황칠나무의 특성과 재배관리

고효율 2023. 9. 2. 21:48

1. 분포 및 특성

황칠나무는 두릅나뭇과의 난대성 상록활엽수로 세계적인 희귀종이다. 우리나라에는 한 속 한 종밖에 없으며, 남해안 일부 도서지방의 해변과 상록수림 속에서 자라는데 전남 보길도의 산야에 특히 많이 자생하고 있다. 내한성이 약하지만 내 조성이 강하고, 토심이 깊은 습윤한 지역에서 자라며 동백나무, 후박나무, 사스레피나무 등과 함께 자란다. 제주도와 전남 완도, 보길도, 해남, 거문 도, 가거도, 어청도 등 남서해안 도서 지역에 분포하는 우리나라 특산 수종으로서 해발 30~280m의 산록에서 잘 자라는데, 특히 해발 50~150m의 산 아래에 분포 가 많고 동남향의 사면에 자생지를 이루고 있다.
황칠나무는 교목 높이 7~15m까지 자라며, 수피에 상처를 내면 황색의 수액이 나오는데 이것을 황칠이라고 하며 도료로 이용한다. 잎은 호생 하며 3~5갈래이나 오래된 노목에서는 잎이 난형 또는 타원형이고 끝이 뾰족하다.
길이는 10~20cm로서 양면에 털이 없는 매끄러운 잎이고 잎자루가 있다. 꽃은 양 성화로서 6월경에 백색으로 가지 끝에서 핀다. 산형화서이며 화축의 길이는 3~5cm이고 꿀샘이 있다. 꽃자루는 길이 5~10mm이고 꽃받침은 종 모양이다. 열 매는 핵과이며 10월경에 검은색으로 익는다.

2. 성분 빛용도

황칠나무의 수액은 독특한 향을 내는 안식향산을 함유하고 있다. 황칠의 안식향산은 일종의 정유성 분으로서 주성분은 세스퀴테르펜(sesquiterpene)계의 베타-셀 리 낸(-selinene), 알파-테르피넨(a-terpinene), 예르마크엔 디(germacrene D), 감마-카 뒤엔(ycadinene) 등인데 그중 예르마크엔 디가 주종을 이루고, 그 외에 물, 검 (gum), 알코올, 에스터 등을 포함한 총 32종류의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유기용매에 대한 소지액의 용해성은 에테르, 아세톤, 알코올-벤젠 등 유기용매에 잘 용해되나 물에는 희석되지 않아 옛날 사람들이 황칠을 보관할 때는 물속에 넣어 보관하였다.
황칠은 상쾌한 향기를 방출하고 쓴맛을 낸다. 황칠나무의 잎에서도 여러 가지 유용한 휘발성 성분들이 발견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황칠나무 잎을 이용한 여러 가지 기능성식품이나 면역강화 식품 개발에도 많은 관심들을 보인다.
황칠은 황칠나무의 수액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도료라고 할 수 있다. 지방에 따라 노랑 칠이라고도 불리는 이 황칠은 수지성 도료로 황금색의 광택이 뛰어나게 아름다워 옻칠과 쌍벽을 이루며 발전해 온 칠이다. 옛 백제의 특산품이었으며 조선 시대에도 부채나 화선지 등에 칠로써 사용되었고 특히 황칠을 한 목공예품은 높이 평가되었다. 황칠은 금빛을 띠면서도 바탕의 나뭇결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하여 목공예품을 한층 화사하게 치장하는 최상의 도료이다.
황칠나무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 젤린지, 고려사절요, 고려도경, 임원십육지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삼국시대의 백제지역에 분포되어 있던 나무로 향기가 좋아 방안 가구에 칠했고, 황금빛을 띠어 위용을 자랑할 수 있어 갑옷과 투구에도 칠했다고 전해진다. 황칠은 갑옷과 투구에 금과 같은 황금색을 나타내기 위한 도료로 매우 소중하게 사용되었고, 이 칠은 백제지역에서만 난다고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합죽선에 칠하기도 하고 수의에 칠해 1,000년을 보존하기도 했으며, 궁중에서 많이 사용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편, 황칠나무는 약으로도 쓰였는데 중국 당태종이 백제에 사신을 보내어 구할 정도로 귀하게 사용되었다. 명나라 이시진이 저술한 『본초강목」에는 황칠나무가 번 열지가, 해독, 안질 및 황달 치료, 화상치료, 나병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3. 재배 및 관리

황칠나무의 번식은 종자번식과 삽목번식이 가능하다. 종자번식용 종자의 파종은 10월 하순에 채취한 종자를 바로 파종하든지, 아니면 채취한 종자가 건조되지 않도록 습기 있는 모래에 섞어 노천 매장한 후 이듬해 봄인 3~4월에 파종한다. 발아율은 80% 정도이나 과육에 발아억제물질이 있으므로 과육이 있는 것을 그대로 파종하면 발아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삽목번식은 8월경에 녹지 삽을 주로 하며, 발근율은 60% 정도로서 비교적 잘 되는 편이다.
황칠나무는 내한성이 약한 난대수종으로서 내 음성과 내 조성이 강하며 특히 어릴 때의 생육이 빠르다. 한반도에서만 자생하는 토종 수종으로서 지금까지는 주로 야생하는 것을 채취 이용하여 왔으나 최근에는 황칠의 중요성과 약초로서의 이용성이 높아짐에 따라 황칠나무를 재배 생산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4. 수확 및 조제

황칠나무는 8~10년 정도 자라면 지름이 15cm 정도 되는데 이때부터 수액의 채취가 가능하나 25년생 이상의 나무에서 많은 수액이 나온다. 수액의 분비하는 5월부터 11월까지이나 채취 시기는 옻칠과 마찬가지로 더울 때인 7월부터 9월 사이다. 그러나 장마철에 채취한 수액은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다소 질이 떨어지므로 장마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액의 채취 방법은 수간에 칼로 상처를 내면 유관에서 황색의 액체가 나 는대, 처음에는 유백색의 액이 나오지만 중에서 서서히 수분을 잃고 황색이 된다. 수액은 채취 시기별로 보면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이 가장 많으며, 1회 채취량은 2mg/cm2 정도로 아주 미량이다. 채취 방법에서 중요한 것은 수지구에 다소 깊게 내어야 한다는 것이며, 재래식 방법으로는 한 그루당 연간 채취량이 15년생일 경우 0.03g으로 옻칠 7년생일 경우 채취량 150g에 비하면 아주 적은 양이다.
그러나 최근의 한 조사 보고서(안 등, 2002)에 의하면 제주도, 보길도, 완도, 해남 등지에 자생하는 흉고 지름 10cm 이상 되는 500개체를 조사한 결과 수액이 5g 이상 분비되는 개체도 있었으며 대체로 보길도의 황칠나무가 다른 지역에 자생하는 것보다 수액의 분비량이 많았다. 수액의 분비량이 가장 많았던 나무는 보길도에 자생하는 황칠나무로서 6.387g을 분비하였다.
황칠의 조제 방법은 수피에 칼로 상처를 내고 나서 10일쯤 지나 분비된 액즙이 서서히 수분을 잃고 황색으로 변할 때 채취하여 그릇에 모은다. 어느 정도로 칠할 수 있는 양이 모였을 때 망사 같은 천으로 걸러 이물질을 제거한 후 사용하는데, 이때 모아 둔 그릇에 침전하는 것은 광택 도와 투명도가 떨어지는 저질이고 상층의 액이 품질이 좋은 것이다.